허균이 임진왜란 시기에 금강산을 찾아가는 도중 철원의 객점에서 한 늙은 여자를 만나 그로부터 들은 하소연을 표현한 내용이다.
이 할멈 하는 이야기 "나는 본디 서울 사람으로 유리파산하고 외톨이로 타관살이하는 신세라오. 수백리 먼 길에 발이 부르터 궁벽한 산골짝으로 들어가 낮에는 가만히 숨었다가 밤이면 나가서 먹을 걸 구하는데 어머님 병환이 나서 남편이 업고 가야 하니 험준한 산속에 발바닥 뚫어져도 숨돌릴 겨를 없었더라 오. 성난 칼날 번쩍하는데 몸이 두 동강 났구료! 어머님 낭군 모자가 나란히 원한의 피를 흘렸다오. 주석 임형택 편역, 『이조시대 서사시』, 36~37쪽, 창작과 비평사, 1992.
< 호방한 자유인 허균 평전>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.